특별인터뷰 - 이정술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김윤수 기자 2016-07-05 14:39 0

<대담= 이선자 발행인><정리= 양미란 기자>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 안전총괄기획관을 마지막으로 오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난 3월 국내 대표 안전 시민단체에 몸을 담은 이정술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취임 후 안실련 창립 2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비전과 방향을 재정립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낸 그를 만났다. 이정술 사무총장은 “정부기관과 시민단체의 영역은 다르나 국민안전 확보, 안전문화 확산이라는 지향점은 같다”며 “지금까지의 타율적인 안전에서 시민이 함께하는 자율안전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 사무총장으로 취임하신 지 이제 3개월 정도 지났는데 그간 어떠셨는지요.

“40년 7개월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 한 후 지난 3월 14일 안실련 사무총장으로 첫 출근을 했습니다. 이젠 민간인으로 변신해서 그동안 해왔던 안전문제를 시민단체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일을 해보고자 안실련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업무 현황도 파악하고 앞으로 안실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사무총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향후 20년 안실련이 나아갈 비전과 방향을 재정립하고 상징물도 새로 만들어서 지난 5월 23일 안실련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외적으로 선포했습니다.”

 

- 특히 국민안전처 출신으로, 공직에 몸담았을 때와 시민단체에 있을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국민안전처에서 근무를 할 때에는 국가 전체의 안전정책, 안전제도, 안전산업, 안전규제, 안전점검, 안전마스터플랜 등 큰 틀의 제도적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면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는 현재는 안전이슈에 대한 국민목소리 대변, 유관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여 구체적인 안전교육프로그램 운영, 안전정책 개선 촉구, 중앙과 지역 안전연대활동을 이끌어 내는 일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양쪽의 영역은 다르나 국민안전 확보, 안전문화 확산이라는 지향점은 같다고 봅니다.

다만, 정부에서는 정해진 법과 주어진 업무범위 안에서 예산을 확보해서 집행했다면 순수 시민단체는 스스로 활동비를 마련해서 조직을 움직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국민의 마음을 얻고 자발적인 동참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나 성취 했을 때 보람도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국가·기업·개인이 함께 관심 갖고 실천해야

- 안실련은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아 비전 ‘대한민국 안전 DNA를 새롭게 바꾼다’를 선포했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이며, 이를 위한 추진 전략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몸에 질병이 오는 것은 몸의 체질이 약해져서 각종 병이 수시로 발병하는 것과 같이, 대한민국 안전문제도 안전인프라가 취약하고 안전규정을 잘 안 지키며 안전관리 전반이 부실하다보니 재난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듣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초안전부터 하나하나 다시 쌓아 안전의 기반을 튼튼히 해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로 거듭나자는 의미입니다.

안전은 국가, 기업, 개인이 함께 항상 관심을 두고 실천해야 하며 작은 방심도 금물입니다. 지금까지 안전은 개발에 뒤로 밀리고 사고발생 이후 사후 약방문식으로 대응해 왔다면 앞으로는 취약시설과 지역을 정밀 진단하여 차근차근 하나하나 예방해 나가야 한다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타율적인 안전에서 시민이 함께하는 자율안전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하고, 정부를 비판하기 이전에 국민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할 일을 다 했는지 스스로 뒤돌아보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이제 관주도의 안전관리에서 국민 스스로 실천하는 안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안실련과 같은 민간단체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보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본적으로 안전은 규제이고 시스템입니다. 이 안전규제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관련분야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1차적으로 그 책임을 다해야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1차적인 존립 의무가 바로, 시민들이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키는 일입니다. 안전설비와 시설물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수반되고 관리 인력이 필수적으로 소요되므로 그에 필요한 재원과 인력은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국민 각자가 자기 주변부터, 즉 자기 소유의 건물이나 주택부터 안전하게 유지 관리해야 하며 화재, 전기, 가스, 승강기, 보일러, 원동기, 위험물 등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법에 규정된 안전 규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실련과 같은 시민단체는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는 일과 국민이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잘 지키도록 계도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민 안전교육의 체계적인 실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예측되는 변화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그간 안전교육훈련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과거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며, 제가 2005년 당시 소방방재청 안전문화과장으로 활동할 때 안전문화진흥법 제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것이 이번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으로 구체화되어 현재 국민안전처에서 시행령 제정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만시지탄이 있습니다만 시행령을 잘 만들어서 실효성 있는 안전교육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안실련은 지난해 국민안전처와 함께 안전지도사 양성 과정을 시범적으로 시행한 경험이 있고 앞으로 자격증 과정을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 제대군인 취업 알선차원에서 국방부에서 재난안전관리자 과정을 운영하는 등 많은 기관에서 안전교육과 안전관리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교재, 강사양성, 교육수준의 향상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렇게 양성된 안전지도사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안전정책연구소 기능 활성화해 안전제도 개선 노력 강화할 것

- 안실련은 그간 우리사회 안전 파수꾼으로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책 활동에 앞장서 왔는데요. 정책제안이나 제도개선 활동과 관련해 계획이 있으신지요.

“이제 안실련도 지난 20년간의 경험을 살려 향후 20년간 새로운 전략과 방향으로 더 많은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안실련은 국회 교통안전포럼을 통해 교통사고를 줄이는 제도적 장치를 많이 만들어낸 바 있습니다. 앞으로 재난안전포럼으로 포럼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우리나라 안전문제를 포괄적이고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관련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안전제도 개선 노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안실련 산하 안전정책연구소 기능을 활성화하여 안전 사각지대 해소, 안전 하도급 실태조사 분석, 재난피해의 경제적 손실 분석, 안전예산 운영 실태, 안전관리 취약점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필요 시 여야 정치권에 건의해 입법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이번 기회에 사무총장님의 안전에 대한 철학이나 소신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평소 안전은 기본, 실천, 윤리, 문화,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은 삶의 기본이요, 말이 아닌 실천이며, 윤리이고 문화며, 결국 생명이라고 안전을 요약해서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 기본이 무너지면 사상누각과 같습니다. 건물을 하나를 지을 때에도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그 건물은 쉽게 무너지거나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면 대충 지은 건물은 두고두고 애물단지가 될 것이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건물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손상될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은 행동으로 반성하고 실패한 사람은 말로 반성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안전 이야말로 실천하는 것이지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안전을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한다고 발표해놓고, 국회 등에서 묶여 있는 안전관련 법과 제도가 엄청 많을 것입니다. 안실련은 앞으로 이런 것을 조사해서 국민 앞에 그대로 알릴 것입니다. 또한 안전 윤리가 무너지면 그 곳에는 반드시 사고가 있습니다. 건축물 공사 시 철근을 빼먹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결과는 사고입니다. 안전윤리를 바로 세워 공직자나 사업자가 제대로 안전시공을 할 때, 우리사회의 안전은 확보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 토목, 위생, 소방, 화공 등 기술직 공무원들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안전은 문화입니다. 법제도와 관행, 사람들의 행동양식 등이 총체적으로 모여 문화를 형성하는데 우리사회 안전 분야의 문화는 아직도 낙제점입니다. 규정을 지키고 행동을 실천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익히는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선진 안전문화가 이 땅에 정착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사회 안전을 위해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고도 산업사회를 거쳐 미래 초 위험 사회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위대합니다.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으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우수한 국민입니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뤘습니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안전 선진국 반열에 꼭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국민 스스로 생명을 지키는 셀프 디펜스(Self Defence) 시대입니다. 안실련은 국민과 함께 자율 안전시대를 반드시 이루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의 많은 동참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월간 안전정보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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