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보호법안 마련이 시급하다
박혜림 기자 2016-11-07 13:03 0

정혜선 교수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한국산업간호협회장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승객들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운전기사들의 모습이 전해졌다. 일반 국민의 발이 되어 주는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들이 심각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전국보건의료노조에서는 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절반 이상이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폭언, 폭력, 성희롱을 당했다고 보고하였다. 민원을 처리하는 경찰들도 폭언과 욕설에 시달린다고 하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교사들도 있어서 이제 감정노동 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로 부상된 것이 현실이다.


2015년에 한국고용정보원이 감정노동을 많이 하는 직업 20개를 발표하였는데, 텔레마케터, 호텔관리자, 네일아티스트, 중독치료사, 창업컨설턴트, 주유원 등이 1위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어 다양한 직업군에서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정노동을 많이 하는 근로자는 스트레스와 우울 등의 심각한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신적 탈진 등이 나타나게 되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고 결국은 기업에 생산성 손실을 가져 오기 때문에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근로자 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필수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산업간호협회는 고용노동부 및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위탁받아 감정노동을 주로 하는 업종을 대상으로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기업에서 해야 할 감정노동 관리 방법을 전문적으로 컨설팅을 하는 감정노동 서포터즈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에는 콜센터와 백화점을 주요 대상업종으로 정하여 컨설팅을 시행하였고, 2015년에는 호텔, 대형할인점, 항공사 등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였으며, 2016년에 의료기관, 운수업 등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서 기업주가 감정노동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감정노동을 잘 관리하고 있는 우수 사업장을 발굴하여 널리 확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금년 3월 22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의 업무상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개정하여 감정노동으로 발생한 적응장애나 우울증을 업무상질병으로 제시하였다. 하지만 감정노동으로 인해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건강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2016년 6월 30일 은행법 및 보험업법 등 금융업 관련법에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안을 마련되어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는 조례를 만들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고, 구로구에서도 감정노동 조례를 만들어 감정노동자를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 때에는 여러 국회의원들이 발의하여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감정노동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법안 마련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고 신속히 마련되어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 문제를 신속히 개선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서비스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월간 안전정보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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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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